QUICK MENU

리포트

    윤석열 vs 박근혜 탄핵 비교 - 국민 여론과 의석 변화가 주는 의미
    • 작성일2024/12/24 10:36
    • 조회 7

    시의적절한 시기에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저서 『탄핵의 정치학 –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2024년, 메디치)』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철희 전 수석은 국회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으며, 정치 평론 프로그램 '썰전'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정치 전문가다.
    이 책은 탄핵이라는 극단적 정치 수단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다루며,
    정치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신중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책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앞뒤 표지와 날개를 자세히 살펴보는 습관이 있는데, <탄핵 체크리스트>라는 흥미로운 표를 발견했습니다. 그대로 옮깁니다.

    □ 대통령이 부패나 권력 남용 같은 국민 분노를 자극할 스캔들에 연루되어 있는가?

    □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잃었는가?

    □ 여당 또는 집권 연합이 내부적으로 분열되어 있는가?

    □ 야당 또는 탄핵 연합이 탄핵을 가결할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가?

    □ 탄핵이 당파성의 한계를 극복했는가?

    □ 탄핵에 찬성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는가?

    아시죠? 답은 모두 ‘YES’입니다.

    1. ‘YES’ 12·3 비상계엄

    2. ‘YES’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긍정 11% vs. 부정 85% (한국갤럽, 12월 2주,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

    3. ‘YES’ 친윤 vs. 친한 갈등

    4. ‘YES’ 총 300명의 의원 중 더불어민주당 170명 + 조국혁신당 12명 + 개혁신당 3명 + 진보당 3명 + 기본소득당 1명 + 사회민주당 1명 + 무소속 2명 = 192석 (여당에서 8명 이상 찬성하면 탄핵소추안 가결)

    5. ‘YES’ 탄핵소추안 찬성 여론 75% (한국갤럽, 12월 2주)

    6. ‘YES’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투표를 앞둔 12월 14일 오후, 약 200만 명 여의도 시위 참석

     

    2004년 3월 12일 국회에서 박관용 국회의장이 여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선언하고 있다.
    출처 : 월간중앙(https://www.m-joongang.com)

     

    이철희 전 의원의 저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 대한 경험과 성찰을 담고 있지만, 현재 우리가 마주한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시의성 있는 문제 제기로 다가옵니다.

    박근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모두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고 대규모 국민 시위가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가결되었습니다.

    그런데, 차이가 좀 있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상당수의 이탈표가 발생해 찬성표가 234표에 달했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샤이 박근혜는 없었다’라는 둥 ‘친박의 대거 이탈’이라는 둥 압도적인 찬성에 관한 기사들을 쏟아냈습니다.

     

    2024년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1차 표결 당시 국회 본회의장. 국민의힘 의원들 대다수가 불참을 선택했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 때는 여당인 국민의힘의 이탈표가 적어 찬성 204표로 가결 조건을 겨우 충족했습니다.

    탄핵 당시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어땠을까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겠습니다. 탄핵 직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4%로 급락했습니다(2016년 11월 22~24일).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11%로 집계되었습니다(2024년 12월 10~12일).

     

    국민의힘 지지도는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2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정당 지지도 역시 탄핵안 가결 1주일 후 새누리당 지지율 15%(2016년 12월 13~15일), 국민의힘 24%(2024년 12월 17~19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환경과 여론의 압박이 8년 전과는 다르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조사를 실시한 한국갤럽도 "8년 전 탄핵 정국과 비교하면 대통령 직무 긍정률과 여당 지지도의 낙폭이 그때만큼 크지는 않다"라고 분석합니다.

     

    지역 기반과 민심 - 의석 비율로 보는 변화

    이런 차이를 만든 핵심 요인은 뭘까요? 대부분이 △지지층 결집 △탄핵 학습효과를 지목합니다. 이와 더불어 티브릿지가 보기에는 국민의힘의 의석 구성이 2016년 새누리당과 달라진 점도 주요 관점이라고 판단합니다.

    • 2016년 12월, 제20대 국회 기준 새누리당 권역별 의석 비율 수도권: 31.73% / 호남권: 1.92% / 영남권: 48.08% / 충청권: 12.50% / 강원+제주: 5.77%
    • 2024년 12월, 제22대 국회 기준 국민의힘 권역별 의석 비율 수도권: 30.00% / 호남권: 0.00% / 영남권: 54.29% / 충청권: 11.43% / 강원+제주: 4.29%

    박근혜 대통령 시기에는 수도권과 충청권 의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현재는 영남권 비중이 크게 늘며 여당 의석의 절반 이상을 점유합니다. 여러 해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첫째,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중도층과 젊은 세대의 지지 획득에 실패하며 수도권에서의 경쟁력이 저하되었습니다.

    둘째, 국민의힘은 영남권에서 높은 비율의 의석을 확보하며 의존도가 상승하고, 지역 기반 정당의 특성은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셋째, 호남권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지역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를 보였습니다. 넷째, 중도 성향이 강한 충청권에서도 의석 비중이 감소해, 민심의 변화에 민감한 대응을 요구하는 지역 기반이 약화되었습니다.

     

    영남권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으로 여겨지는 지역이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이는 국민의힘이 지역 기반 정당의 색채를 더욱 강화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국민의힘 의석 현황으로 볼 때 여론의 흐름에는 둔감해지고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권 보수 의견에만 집중하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이철희 전 수석은 『탄핵의 정치학 –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의 서두에서 "탄핵 여부는 국민에게 달려있다(7p)"라고 단언합니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반발과 국민의힘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는 새 대통령을 선출하게 될 것 같습니다.

     

    치국안민(治國安民). 나라를 잘 다스리고 백성을 평안하게 함.

    탄핵보다 더 중요한 건 또다시 나쁜 권력을 선출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겠죠. 정치의 본질에 충실한, 선한 목표를 가진 지도자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소중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길을 찾아 나서는 동반자, 여론조사 & 데이터 컨설팅 전문기관 <티브릿지>였습니다.